벌써 조금씩 여름 분위기다. 엊그제부터 슬슬 사람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지는걸 느꼈다.
'미토콘드리아에서 세포호흡이 일어날 때, 호흡으로 발생하는 에너지의 60% 가량이 열로 방출되고 40%는 ATP로 합성된다.' 이 장면을 수업할 때, 지겨워하는 학생들을 위해 '생물개그'를 하나 디밀어 본다.
우리나라 매스컴을 통해 가장 많이 홍보되는 광고는 무엇일까?
* 1위는 보험 광고다. 이순재씨의 광고 멘트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때문에 우리나라 과학 교육이 엉터리라고 너스레를 떨어본다. '학문에 문이 없다' - 배우기만 하지(學-배울 학), 수업 중 묻고 따지는(問-물을 문) 학생이 없다. 그저 선생이 말하는대로 앵무새처럼 따라하거나 무반응인 것이 우리 수업의 현실이다.
* 2위는? 바로 다이어트 광고다. 미국 가본 사람은 다 알겠지만 온통 뚱보들 천지인 서양인에 비하면 그래도 채식성이 강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날씬 그 자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웬 놈의 다이어트가 그렇게도 관심을 끄는지~
어쨌든 내가 말한다.
"시중의 다이어트 제품은 단점이 있다.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운동 많이하면 다이어트 되는줄 누가 모르나, 운동 제대로 하려면 힘 들고 시간 드니까 어려운 거다. 또, 선전하는 약 사먹으면 다이어트 될지도 모르겠지만 돈이 많이 들겠지? 지금부터 내가 소개하는 다이어트 비법은 시중의 이런 단점을 완전 해결한 방법이다. 돈도 들지않고, 시간과 힘을 따로 들일 필요도 없다."
이쯤되면 자던 녀석들도 슬슬 관심을 보여온다. 특히 여학생들이^^
말을 추가해 본다. "단, 약간의 부작용이 있을수 있다."
"그러면 그렇지.. 어쩌구.." 말들이 많다.
"조용히 해라, 끝까지 들어봐라. 이 부작용은 그야말로 무시해도 좋을만큼 사소한 것이다."
"다이어트의 가장 확실한 기본원리는 바로 몸에 들어가는 것보다 나가는 것이 많으면 살빠지는 것이다. 맞제?"
"네~" 일제히 대답이다.
"그런데 들어가는걸 적게 하려니 먹는것 참는게 고역이다 그지?"
역시 "네~"
"그러면 나가는 걸 많게 하믄 안되나~ 그런데 대부분이 40%의 ATP를 쓰는 근육운동에만 관심을 보이는데 사실은 그보다 더 많은 60%의 열에 대해 생각해 봐라. 이 열은 대부분 체온유지에 쓰인다. 그러면 답이 나오제?"
"---, 웅성웅성.."
"그래 바로 그기다. 평소에 남들보다 옷을 조금 얇게 입으면 몸의 열이 잘 달아나게 되고 그러면 계속 에너지가 빠져나가 저절로 다이어트가 된다. 특히 겨울에 효과가 많을끼다. 따로 돈 드나, 힘 드나, 시간이 필요하나?"
"인제 약간의 부작용이 뭔지 알겠지? 처음엔 몸이 적응이 잘 안돼 감기가 올수도 있지만 한 철만 견디면 인체라는게 금방 적응해서 괜찮아진단다, 하하"
여기서부터가 오늘의 개그다.
"봐라, 쌤 어떠노? 날씬하제? 나는 평소 밥을 억수로 많이 묵는데도 이렇게 날씬한 거는, 운동을 좋아해서 그런거도 있지만 항상 옷을 가볍게 입어서 그렇지 싶다."
"나는 겨울에는 보통 포피스(four pieces)" 라고 말하면서 옷을 꺼내듯 보여준다. "팬티, 바지, 셔츠, 그리고 겉옷 이렇게 4조각이다 아이가~"
"여름에는 쓰리피스, 그라고 디기 덥으마 투피스다."
"........................................."
한참 후 몇 놈이 키들키들 웃는다. 이어서 궁시렁궁시렁~ '머~머~ 두 쪼각이라예?' 묻는놈까지 나온다.
독자 여러분! 눈치 채셨는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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