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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이야기

공평하게 세뱃돈 주기...

설 명절은 즐겁게 보내셨나요?
 
선욱씨가 뜸하니 게시판이 좀 썰렁한 것 같아 이번 설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울 애들이 며칠전부터 세뱃돈으로 수입 잡는 날이라며 설날을 기다렸는데
특히 예진이는 중학생이 되어 지폐 색깔이 달라질 거라는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예현이는 이게 배가 아팠는지 설 아침에 식사기도를 시키자
갑자기 자기가 기도를 하면 세뱃돈을 1+1으로 달라는 겁니다.
손자 기도를 듣고 싶으셨는지 할아버지,할머니도 그러마고 하셨고 이때까진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세배를 드린 후에 사단이 나고 말았습니다.
1+1 약속으로 할아버지 할머니께는 둘이 똑같은 세뱃돈을 받았는데
제가 중학생, 초등학생으로 구분하여 세뱃돈을 차등지급하자 예현이가 심통이 난 겁니다.
그래서 예진이를 타일러서 둘에게 같은 세뱃돈을 주었더니
이번에는 예진이가 자기는 예현이만할 때 이렇게 새뱃돈을 많이 받지 못했는데 억울하다고...(자세한 건 줄입니다 ㅎ).
그래서 결국 둘 사이에 적당히 타협하는 선에서 대충 정리가 됐는데요.
작년보다 세뱃돈은 늘어났는데 둘다 행복해 보이지 않더군요. ㅠ
 
자, 설 다음날이 되고 드디어 메인 이벤트가 벌어졌습니다.
본가는 할아버지 할머니 밖에 없지만 외가는 삼촌, 이모들이 많거든요.
예상대로 예진이가 세뱃돈도 더 받고 중학교 입학한다고 +a까지 받자
예현이는 세배돈을 왜 똑같이 주지 않냐고 투덜댑니다.
큰 처형이 예현이에게 네가 이중에서 세배돈을 가장 오래받을 거라고 위로해서 설득이 좀 되었나 싶었는데
예현이가 삐져 방에 들어가서 한 말 때문에 모두 뒤집어졌습니다.
"그때까지 누가 죽으면 못 받잖아".
 
덕분에 다들 예현이 때문에라도 오래 살아야겠다고 훈훈하게(?) 마무리는 되었는데요.
요즘 보는 책에서 본 평등이라는 주제가 이 사건과 오버랩되더군요.
평등의 문제는 항상 특수한 개인의 욕구와 관심에 근거하기 때문에
만인의 욕구와 관심을 모두 들어준다해도 구성원들은 계속 불만에 노출된다는 겁니다.
결국 평등은 규범적인 윤리가 될 수 밖에 없고,
오히려 평등이라는 개념 자체가 갈등을 유발한다고 볼 수 있다는 군요.
 
이번 설에 세뱃돈은 어떻게 주셨나요? 저희처럼 분란(?)은 없으셨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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