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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일지

송구영신예배 일지

1231, 송구영신예배

1) 이번 송구영신예배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거 같습니다. 참석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 그 사정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어제 밤 11시가 못 돼서 공간울림에 도착했습니다. 불이 꺼져 있었습니다. 예배드릴 자리를 일단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현관문의 디지털 열쇄 번호를 눌렀습니다. 열리지 않는 겁니다. 몇 번 시도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일녀 집사님이 예배 후 먹을 찐빵 꾸러미를 들고 나타나셨습니다. 먼저 와서 문을 열지 못해 차에 들어가서 기다리고 있었나 봅니다. 그 사이에 몇몇 교우들이 도착했습니다. 아무도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수단은 뒷문을 사용하는 겁니다. 김종원 교우에게 담을 타 넘어가서 뒷문으로 가는 골몰의 쪽문을 열라고 했습니다. 능숙한 솜씨로 담을 넘어가네요. 담장 위세 잠시 걸터앉아 숨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 아주 옛날 도둑 부부를 소재로 한 개그를 생각나게 하네요. 그 골목으로 들어가서 뒷문 디지털 문을 열려고 했으나 그것도 먹통이었습니다. 난감했습니다. 공간울림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쪽 교회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탓인지 받지 않았고, 시설을 담당하는 분도 역시 받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방법이 없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날씨는 오죽이나 추웠습니까. 모두 오들오들 떨었습니다. 그때 번쩍 하는 생각이 났습니다. 막 도착한 구유니스 집사의 약국도 괜찮다는 생각이 난 겁니다. 현관문 손잡이에 그 사정을 적은 안내장을 붙여놓고 모두들 수성제일약국으로 갔습니다. 거리는 3백 미터 정도라서 금세 도착했습니다. 혹시라도 늦게 오셔서 약국까지 오지 못한 분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2) 약국에서 우리는 은혜로운 송구영신예배를 드렸습니다. 분위기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구약과 신약은 기본적으로 약국의 이야기입니다. 약국은 사람의 몸에 원기를 살리는 집이라면 구약과 신약은 영혼의 원기를 살리는 책이니까요. 어쨌든지 약국에서 송구영신예배를 드린 것은 온 세상에서 대구샘터교회가 유일하지 않았을까요?

3) 중보기도 때 여섯 분이 대표로 기도했습니다. 미리 써 온 기도문을 읽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이야기가 기도문이 좋았다는군요. 기도를 맡았던 분들은 이 일지 아래에 대글로 그 기도 내용을 달아주세요.

4) 공간울림 현관문이 왜 열리지 않았을까요? 아직 확인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실무자가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미처 우리에게 연락을 하지 못한 건지, 날씨가 추워서 열쇄가 오작동된 건지 말입니다. 디지털이라는 게 편리하긴 하지만 이런저런 환경 영향을 받는 거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까 어쩐 조치를 해놓아야겠습니다.

5) 예배 후에 서로 덕담을 나누면서 찐빵과 만두를 먹었습니다. 왜 그리 맛있는지 모르겠군요. 준비해주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6) 이번 송구영신예배에는 예년에 비해서 적은 인원이 참석했습니다. 아마 다른 때는 미리 모여서 윷놀이 등, 친교 모임을 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모임이 전혀 없었던 탓이 아닐는지요. 특히 어린이들이 한명도 없었습니다. 송구영신예배 때 아이들에게 안수기도를 해주었는데, 이번에는 그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숫자는 적었지만, 조용하게 예배를 드릴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습니다. 왁자지껄 놀다가 예배를 드리면 뭔가 좀 어수선한 느낌이 있었으니까요. 새로 교회에 나오신 분들이 비교적 많이 참석하셨네요.

7) 모두 새해 주님 안에서 복 많이 받으세요. 첫 주일에 기쁨으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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