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에게 자기부정의 영성은 참 중요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어떻게보면 '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 신앙'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자기부정을 잘못 이해할 경우 자기비하나 염세주의에 빠지는 경향도 있습니다.
특히 개인의 자존감을 억누르는 한국특유의 문화 때문인지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도 종종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그래서인지 자존감을 회복시키려는 자기긍정의 메세지를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자기부정의 영성을 이루는데 자기긍정은 그렇게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자기비하에 빠진 사람에게는 자기긍정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첫단추를 잘못넣었다면 다시 풀어야 하니까요!
사실 이 글은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도 많고,
나누어야할 주제도 여럿 있습니다.
그런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오늘 올리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천원돌파 그렌라간(天元突破 紅蓮螺巌 グレンラガン) 이라는 2007년 TV 애니메이션입니다.
자신감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소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소년을 이끌어주는 다른 소년이 있습니다.
다른 소년은 소년에게 자신을 형이라고 부르라고 합니다.
한국처럼 나이를 따지지 않는 문화권에서 형동생이라 부르는 사이는 목숨건 사이입니다.
삼국지의 삼형제가 그렇고 야쿠자조직 서열이 그렇습니다.
(소위 같은 잔으로 술을 마신 사이지요.)
형은 언제나 동생에게 자존감을 일으켜 주었습니다.
동생은 조금씩 변화되었지만 중요한 순간에 흔들릴때가 많았고
그럴때면 형은 언제나 동생을 붙잡아 주었습니다.
훈계가 아닌 신뢰로 ...
큰부상을 당한 형은 동생에게 마지막 가르침을 줍니다.
다시 순서대로 읽어보겠습니다.
자신을 믿지마. 나를 믿어. 너를 믿고있는 나를 믿어.
자신을 믿어. 내가 믿고 있는 너를 믿어.
자신을 믿어. 내가 믿는 네가 아닌, 네가 믿는 내가 아닌. 네가 믿는 너를 믿어.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떨까요?
동생은 형의 죽음 앞에 한동안 방황합니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각성합니다.
(아래 동영상 관련해서는 캡쳐가 없습니다.)
작품에서 형의 모티브는 모세이고, 동생의 모티브는 여호수아입니다.
여리고 전투와 아이성 전투를 모티브로 한 전투장면도 있습니다.
굉장히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미국에 계신 어느 동호회분이 저한테 해주신 말씀인데 ...
우물을 파려면 한 우물을 파라.
그리고 우물을 파고나면 빨리 빠져나와라.
아니면 우물이 무덤이 된다.
나름 한걸음 성장에 도움이 된 조언이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된 계기가 위 동영상 내용입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각성한 소년은 이후 인류의 지도자가 됩니다.
그리고 인류의 적과 싸우기 위해 10차원과 11차원의 틈새로 가게됩니다.
(초끈이론을 아시는 분에게는 꽤 흥미로운 설정이죠?)
어린시절의 망설임은 이제 없습니다.
90년대 초중반 ...
불교의 윤회설을 시간의 원이동이라 보며,
기독교는 원이 아니라 직선이다.
라는 말이 많았습니다. 삶은 한 번 뿐이라고 ...
하지만 사사기를 읽다가 느낀 것이 역사는 원도 직선도 아닌 나선이었습니다.
영정 방종 → 영적 타락 → 영적 각성 → 회개 → 구원 → 영적 방종
어쩌면 창조과학보다 진화가 하나님의 역사라는 것을 인식한 계기인지도 모르겠네요!
조금 오만한 표현같지만 작품 1화에서
주인공들은 지하에 살다가 지상으로 올라옵니다.
하늘을 만든다는 말은 천장(한계)을 뚫는다는 의미입니다.
지금까지 자기긍정을 배워온 주인공은
마지막에 스스로를 부정합니다.
나선력이라는 초능력을 각성했지만
그 힘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의 죽음 앞에서도 ...
그리고 권력은 동료에게, 자신의 무기는 후배에게 넘겨주고 떠납니다.
진정한 자신의 정체성을 말하며 ...
남자는 등으로 말한다 ... 라는 말이 떠오르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20년 후 ...
자신을 믿고 자신을 긍정하던 남자는 웃으며 자신을 부정하게 됩니다.
사실 이 부분은 매니아들에게 상당히 충격적인 장면이라고 평해집니다.
자기 긍정의 끝에 자기 부정이 있다는 사실이 ...
다시 쓰는 글인데도 스스로 정리가 안된다게 많이 느껴지네요!
아마 저 자신이 아직 자기부정을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 정리할 기회가 있다면
지금보다 좀 더 자기부정에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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