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지인들 중에 성악가 한 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그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한국가곡과 찬송가가 노래 부르기 참 어려워요."
제가 그 이유가 궁금해서 여쭤 봤습니다.
"그 게 왜 그렇죠?"
그러자 그 분 하시는 대답이 이랬습니다.
"한국가곡과 찬송가 둘 다 단조로워서 그래요."
사실 그 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우리나라 성악가 분들이 그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원래 우리 한국어 자체가
밑받침도 많고 해서
노래부르기가 참 어려운 언어입니다.
가장 노래하기에 좋은 언어는 이탈리아어라고 하더군요.
가곡도 그렇고 가요도 그렇고
한국어로 노래하는 게 만만치가 않습니다.
그리고 한국어의 특성이나 발음뿐만 아니라
한국가곡과 찬송가는
음악적 스타일 자체가 오페라 아리아나
다른 외국 가곡들에 비해 단순한 편이어서
성악가 입장에서는 제대로 노래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음악적으로 단조로운 노래일수록 표현을 잘 하기가 힘들다는 얘기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것이 한국가곡과 찬송가의 매력이자
강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가곡과 찬송가가 단조롭기 때문에 부르기 어렵다."는 말을
뒤집어서 말하면 "그렇게 음악적으로 단조로운 한국가곡과
찬송가를 잘 부르는 사람이야말로 노래를 정말 잘 부르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되는 것이죠.
정말 실력 있는 성악가와 가수라면
단조로운 노래일수록 더 잘 불러야 하지 않을까요!
단순하거나 단조롭다고 하는 것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는
아주 중요한 인생의 교훈을 깨닫게 되네요.
어렵고 복잡한 것은 무조건 고상하고 세련된 것이고 차원이 높은 것이며
쉽고 단순한 것은 세련되지도 못하고 차원이 낮은 것이라는 사고방식도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계해야 할 사고방식인 것 같습니다.
무조건 쉽고 단순하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겠지만
"진리에 가까운 것일수록 단순성이 있다."는 것은
우리들의 삶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진리 자체가 단순하면서 고차원적인 것이니까요.
매주일 예배 때마다 음악적으로 단조로운 찬송가를 부르는
모든 기독교인들은 평생 동안 최고의 노래 레슨을 받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거기다가 한국가곡까지 애창곡으로 삼아서 평생 열심히 부르면
거의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성악가나 가수 수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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