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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이야기

원로에게 듣는 이 시대 부활의 의미 정경호 교수 & 김동호 목사

한국기독공보 원본 기사 링크 https://www.pckworld.com/article.php?aid=10628424077

"부활 신앙에 뿌리 둬야 양극화 넘을 수 있어"

[ 부활절특집 ] 원로에게 듣는 이 시대 부활의 의미 - 정경호 교수 & 김동호 목사

140년 전 부활절 아침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인천 제물포항에 도착했다. 140년 전 근대화를 아직 이루지 못한 미명(未明)의 조선도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선진국 반열에 들 정도로 발전하고 교회도 놀랍게 성장한 오늘날의 대한민국도 극단적 양극화와 첨예한 갈등으로 그 상황은 그리 밝지 못한 상황이다. 올해 부활절을 맞아 본보는 국가와 교회의 진정한 회복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김동호 목사(에스겔선교회 대표)와 정경호 교수(영남신대 은퇴), 두 명의 원로에게 부활절의 의미와 한국교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견을 들었다. <편집자 주>


1. 언더우드, 아펜젤러 선교사가 1885년 부활절에 입국한 지 140주년을 맞았다. 우리에게 이번 부활절의 의미는 무엇일까?


김동호 목사: 그 어느 해보다 부활의 소망이 간절한 해 같아 보인다. 대통령 탄핵이라고 하는 큰 풍랑을 만나 온 나라와 국민들이 경제적으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라가 좌우로 분열되어 온 나라가 마치 부활한 예수님은 기억 못한 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 그리고 무덤에 묻혀 계시는 예수님만을 보는 것 같이 어둡고 절망적이고 혼돈스러운 때를 지나고 있다. 그러나 역사를 주관하시는 이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신 우리 예수님이시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인식하고 절망적이고도 불안한 시국 속에서도 소망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데 올해 부활절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어둠을 물리치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한 믿음과 소망이 더 간절한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부활의 축복이 임하길 기도한다.

정경호 교수: 우리는 한국선교 140년이 지난 지금 초기 선교사들의 노고를 잊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현재 우리가 선교사를 파송해 설립한 수많은 교회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하며 온 한국교회가 교파를 뛰어넘어 함께 돌보고 양육하고 후원하면서 하나님이 기뻐하실 하나님의 나라를 함께 실현해 나가야 한다. 오늘의 한국교회는 선교초기의 한국교회의 너무나 좋은 전통들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오늘의 세상을 향해 새로운 대안과 바른 방향을 제시하면서 지금까지와는 질적으로 다른 올바른 교회를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2025년 부활절은 우리 한국교회에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 철저하게 뉘우치고 회개한 후 새로운 신앙으로 다시 출발해야만 한다.

2. 본인이 생각하시는 예수님 부활의 핵심은 무엇인가?

김동호 목사: 소망이다. 절망을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절망을 운명처럼 살아야 하는 존재들이다. 그런데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의 운명이 절망이 아니라 소망임을 말씀해 주고 있다. 절망이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면 소망은 생명에 이르는 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의 부활에 대한 하나님의 계시이다. 어떤 고난을 당해도, 그로 인해 절망적인 상황에 부닥친다 하여도 나는 죽고 망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하신다.

정경호 교수: 죽음이 마지막 종착점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 영역에서 새로운 생명으로 영원히 살아간다는 것이 부활의 핵심이다. 2025년 오늘 우리들에게 요구되는 부활신앙은 첫째, 우리 모두가 무신앙적이고도 반신앙적인 삶, 옳고 그름을 구분할 줄 모르는 비양심적인 삶, 남이야 어떻게 되든 역사가 어떻게 돌아가든 자기만 생각하는 초개인주와 자신의 집단의 이익만 생각하는 초집단이기주의적인 삶, 그로 안해 신앙인의 정체성도 사명의식도 상실해버린 무의미한 삶 등 영혼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야 하고, 둘째, 자신의 냄새나는 옛 모습의 죄성을 예수님의 말씀으로 되돌아보아야 하며, 셋째,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철저하게 뉘우치고 회개한 후 새사람이 되어야 하고, 넷째로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그 사명에 역점을 두어 살아가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실현해 나가고자 하셨던 예수님의 삶을 오늘 여기에서 살아내는 것이다.


3. 국내 정세 불안으로 한국사회가 극단적인 분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회 상황 속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나?

김동호 목사: 한국 교회와 교인들이 하나님을 따르지 않고 사람을 따르기 때문에 분열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요즘 우리 한국 교회는 예수님은 여전히 무덤에 계시고 예수님 자리를 사람들이 차지하고 교인들을 미혹하고 있는 것 같다. 무덤에 계신 예수님이 아닌 부활하신 예수님만 바라보고 따르는 교회와 교인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정경호 교수: 만약 우리 신앙인들이 이웃과 사회, 나아가 오늘의 세상 속에서 살아가면서 어느 것이 옳고 그름이며, 어느 것이 정의요 불의이며, 그리고 어느 것이 하나님이 바라시는 생명 정의 평화의 길인지를 구별 못하는 양심상실, 역사의식의 부재인 상태로 살아가면서 단순히 죽음 너머의 새로운 삶만을 강조하는 것은 온전한 부활신앙과는 거리가 있다고 본다. 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이룬 부활신앙으로 되돌아가지 않으면 한국개신교는 우리 사회로부터 외면을 당할 것이다


4. 한국교회가 이 시대 새롭게 갱신해야 할(부활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김동호 목사: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셔야만 하는데 요즘 교회는 사람이 주인인 경우가 많아 보인다. 목사가 주인이 되고, 장로, 집사, 권사와 같은 직분자들이 주인이 되어 교회를 좌지우지 하는 경우가 많다. 교회가 작고 어려웠을 때에는 목회자들과 교회 직분자들이 교회의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충성함으로 오히려 더 건강하고 교회다운 교회를 세워갈 수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가 커지고 힘이 생기면서부터 적지 않은 목회자들과 교회 직분자들이 그 세상적인 매력에 빠져 서로 교회의 주인 노릇을 하며 하나님 노릇을 하려고 하는 면이 없지 않아 많아 보인다. 교회의 주인이 하나님이 되지 못하고 사람이 교회의 주인 노릇을 하면서부터 교회는 죽어가고 있다.

죽어가는 교회에 부활이 일어나려면 목회자들과 교회 직분자들이 자기를 부인하고 믿음의 선배들처럼 자기 십자가를 지고 교회를 섬겨야만 우리 한국교회에 다시 부활의 역사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우리 한국 교회는 예수님이 무덤에 계시는 교회 같아 보인다. 예수님이 무덤에서 나와 부활하신 우리 한국교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정경호 교수: 예언자 이사야가 고백한 메시아의 모습은 우리 인간과 온 세상의 무거운 짐을 지시다가 그 짐에 짓눌려 작아져 버린 '난쟁이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이해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는 키 크고 뚱뚱하고 비대한 분으로 이해하고 있기에 교인들이 수 천 명, 수 만 명이 모이는 비대한 교회를 성공한 목회로 우러러보고 있으며 젊은 목사들이 꿈꾸는 롤모델로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교회가 크고 작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전쟁, 폭력, 전쟁이나 자연재앙으로 인한 난민, 극빈의 이웃 등 이웃과 사회 그리고 지구촌 세상의 무거운 짐들을 대신 짊어지고서 함께 나누고 위로하고 치유해 나가는 교회가 오늘 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회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5. 우리 교단이 새롭게 태어나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김동호 목사: 법과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신앙적 권위 회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교단이 그 권위를 상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교단에 속해 있는 수 많은 교회들을 하나님의 법과 원칙을 따라 바르게 치리할 수 없게 된다. 하나님의 법이 다스리는 교단이 아니라 힘있는 사람들에 의해 다스려진다면 그것은 마치 사데교회와 같아서 살았다 하는 이름은 있으나 실상은 죽은 교회와 교단이 되고 말 것이다.

정경호 교수: 21세기 시대정신은 생명의식, 정의에 기반을 둔 평화의식, 지구촌 시민의식 그리고 자원봉사의식이라고 한다. 세계교회 기구들은 모든 생명공동체들이 불평등의 죄성과 차별의 죄성 그리고 전쟁의 죄성에서 벗어나 하나님이 바라시는 평화로운 세상이 되는 일에 교회가 기여해야 할 것을 늘 강조한다. 그렇기에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하나님의 교회로서의 한국교회도 자신들이 위치한 지역에서 '생명의 바람'을 일으키고, '돌봄으로 정의'와 '나눔으로 평화', 그리고 '따뜻한 환대로 치유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6. 지금 이 시대 부활의 주님께서 가장 먼저 찾을 것 같은 사람들은 누구일까?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로서 누구에게 먼저 다가가야 할까?

김동호 목사: 절망에 빠져 인생을 포기한 사람들 아닐까? 절망에 빠져 엠마오로 내려가던 제자들에게 예수님이 나타나셨지 않나. 저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을 때 가슴이 뜨거워지고 엠마오로 내려가던 길을 바꾸어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었던 것처럼 예수님은 절망한 사람, 낙심한 사람, 포기한 사람들에게 먼저 나타나실 것 같다. 예수님의 제자인 우리들도 예수님과 함께 그러한 자들을 찾아 먼저 다가가야 한다.

정경호 교수: 오늘날 전쟁과 내전으로 그리고 각종 폭력으로 신음하는 곳, 사회·문화적으로 소외된 곳, 정치·경제적으로 억압받거나 극빈의 삶을 살아가는 곳, 그리고 종교적으로 경멸하여 지옥에라도 가라는 듯 죄인 취급받는 사람들이 숨쉬며 살아가는 곳이야말로 부활하신 예수님이 가장 먼저 찾을 것이 분명하다. 우크라이나의 전쟁 난민들이 있는 곳과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전쟁으로 파생된 난민들, 지진과 화산폭발로, 산불로 또는 홍수로 신음하며 절규하는 사람들을 찾으실 것이다. 예수님은 남북 분단의 현장도 찾을 것이다 신음하고 절규하는 사람들의 소리야말로 그 속에 우리를 부르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르심의 음성이라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7. 힘든 일상을 사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부활은 어떤 의미일까?

김동호 목사: 오래 전 박찬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승리한 게임을 녹화 테이프로 본 적이 있었다. 승리한 게임이었는데 초반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만루 위기에도 몰리고, 홈런도 맞고. 그러나 나는 조금도 불안하지 않았다. 9회 말에 박찬호 선수가 이겼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핀치에 몰릴 때도 있고, 홈런을 맞을 때도 있다. 그러나 부활은 우리가 9회 말에 승리할 것이라는 하나님의 약속이다. 부활 신앙은 우리가 승리한 인생이라는 말씀이다. 9회 말에 이겼는데 힘든 일상이 무슨 큰 문제가 되겠는가? "현재의 고난은 장차 받을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도다(롬8:18)"라는 말씀은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정경호 교수: 라인홀드 니버란 기독교윤리학자는 '무신성(無神性)의 시대'에 무의미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오늘을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부여해주는 것이 신앙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렇게 보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의미와 함께 자신을 바로 알고, 이웃과 사회와 세상을 귀하게 여기고 자신에게 부여된 사명을 깨달아 힘차게 살아가게 한다면 오늘과 같은 무신성의 시대에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삶 곧 부활의 의미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8.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김동호 목사: 요즘 우리 한국 교회에는 양의 탈을 쓴 늑대와 같은 거짓 선지자들이 나타나 교인들을 미혹하고 선동하며 교회뿐만 아니라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어서 세상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지탄의 대상이 되어 선교의 문이 닫히고 있는 형편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무덤에 가둬 놓고 엉뚱한 사람들에게 속아 교회와 나라를 혼란 속에 빠트리지 말고 부활하신 예수님만 바라보고 바르게 신앙생활을 하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아무리 삶이 힘들고 어렵고 절망스러워도 낙심하지 말고 부활의 소망을 가지고 꿋꿋이 이겨 승리하는 삶을 사시기를 기도한다.

정경호 교수: 고린도전서 12장 7절에는 "각 사람에게 성령을 나타내심은 유익하게 하려 하심이라"는 말씀이 있는데 이 말은 성령께서 각 사람에게 다양한 은총의 선물을 주셨는데 그것은 모든 신앙인들은 교회공동체의 유익을 위해 사는 것이란 말이다. 또한 이 말씀은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의 세상 속에서 이웃과 사회의 유익을 위해서 그리고 공공의 선을 이룩하며 신앙생활 할 것을 당부하는 말씀이다. 예수님의 부활을 믿고 고백하는 부활신앙의 첫 단계는 우리의 마음 한복판에서 부활신앙을 믿고 입술로 고백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몸으로 교회의 유익을 위해서 그리고 이웃과 사회 그리고 세상이 하나님 보시기에 심히 좋은 이웃과 사회와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살아야만 온전한 부활신앙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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