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샘터교회 주간일지
2월12일, 주현 후 제6주
1) 매주 목요일 마다 주보를 작성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게 표지 사진을 선정하는 거고, 두 번째는 ‘예배의 부름’을 쓰는 겁니다. 예배의 부름은 간단하지만 그래도 늘 새로운 생각을 해야 합니다. 오늘(2월12일) 주보의 ‘예배의 부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게 될까요? 모든 사람들의 궁극적인 질문이지만, 역설적으로 가능한대로 피해가려는 질문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갑니다. 우리 생명의 출처이며 우리의 미래이신 하나님을 소리 높여 찬양하겠습니다.”
사람만이 자신의 출처와 종착지를 생각합니다. 생각할 뿐이지 그걸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그걸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인간다워지는 길입니다. 그런데도 대개는 그런 생각을 귀찮게 생각합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너무 시급하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인들도 여기에 예외가 아닙니다. 예배는 이런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하는 순간입니다. 그걸 생각할 때 자신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성찰할 수 있습니다.
2) 저는 주일 아침에 보통 10시15분에서 20분 사이에 교회에 도착합니다. 정 아무개, 공 아무개 집사가 이미 청소를 하고 있고, 어떤 때는 다른 청소 당번들이 함께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유(U) 자형 층계를 통해서 지하로 내려가면 왼편이 예배 처소, 오른 편이 로비입니다. 로비에서 식사 친교도 하고, 한 구석에 저의 책상도 놓여 있습니다. 이동용 칸막이가 놓여 있지만 책상에 앉아 있으면 층계에서 내려오는 발자국 소리도 들리고, 서로 만나서 반가워 인사하는 소리도 들리고, 전기밥솥에 밥을 안치는 소리도 들립니다. 조금 후에 강성모 어린이가 저에게 와서 인사를 합니다. 어머니인 장 아무개 집사가 인사를 시키나 봅니다. 곧 이어서 예배 실황을 녹화하는 이성희 집사 가족이 들어옵니다. 매주 장비를 들고 다니고 설치하고 녹화하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조용했던 교회가 사람들도 웅성거립니다. 반찬을 가져오는 분들도 있고, 주보 프린트물을 가져오는 분, 주일학교 공부 준비를 하는 분, 그리고 반주자 등등이 차리를 채웁니다. 예배 10분 전에 사회자와 성경봉독자가 제 책상 가까이 오면 제가 함께 기도하고 5분 전에 예배 처소로 들어갑니다. 교회당에 도착해서 예배 처소에 들어갈 때까지 정말 많은 일들이 거기서 일어납니다. 그곳도 하나의 우주입니다.
3) 오늘 광고 시간에 가능하면 앞자리에 앉아 주십사 하고 말씀드렸습니다. 본인의 취향에 따라서 뒷자리에 앉아도 예배 진행에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특별한 사정으로 지각하신 분들이 앉을 자리를 뒤편에 남겨 두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좌석은 대략 90개입니다. 요즘 80명 쯤 예배에 참석하는데, 앞자리를 비워두면 뒷자리가 꽉 차게 됩니다. 안내 하시는 분들이 미리 오신 분들을 앞자리로 인도해주면 좋겠네요.
4) 2월6일(월) 저녁 6:00시 대구 만남의 교회에서 열린 ‘대구기독교 교회협의회’ 총회에 참석했다. 거기서 새로운 목사 회원 한분을 만났다. 그분과 나눈 짧은 대화다. 옛날에 현풍에서 목회하던 정용섭 목사님이시죠? 예, 그런데 저를 어떻게 아시나요? 현풍교회에 다니던 김시대 청년이 지금 제가 섬기고 있는 구지의 목단교회 장로입니다. (깜짝 놀라면서) 뭐라고요? 과일점 하던 집 아들 시대 말하나요? 예, 그렇습니다. 현풍에서 학원을 운영했는데, 어떻게 구지로 갔는지요. 김시대 장로의 아내가 구지 사람이라서 그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정말 놀랍네요. 내가 30대 현풍제일교회 개척하고 목회할 때 시대는 20대 중반 청년이었는데, 장로가 되었다니... (목단교회 목사님은 또 놀라운 사실을 말한다.) 제 처제가 목사님 교회에 다닙니다. 뭐라구요? 누군데요? 신 아무개라고 합니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대구샘터교회 맞아요? 예, 가끔 교회 주보도 나에게 주곤 합니다. 처제 남편이 대구 협성재단에 속한 중고 선생님이구요. (집히는 게 있어서) 아, 그분이 전도사로 활동했지요? 예, 그렇습니다. 그럼 알겠어요. 전도사 사역을 쉬면서 우리교회에 일년 이상 딸과 같이 출석했고, 남편도 지난 주일에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딸이 이번 대구교육대학교에 입했다고 하는데요. 예, 그분이 내 처제입니다. (세상은 좁다.)
5) 매월 둘째 주일에 서울샘터교회 예배 인도하기 위해서 나는 점심을 먹고 급히 교회를 떠납니다. 보통 오후 1시에 나서서 1시25분 동대구 출발 기차를 탑니다. 제가 교회당을 나설 때의 분위기를 스케치하면 이렇습니다. 예배 처소(본당)에는 점심 먹던 무리들이 여전히 옹기종기 모여서 대화의 꽃을 피운다. 청소 당번은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다닌다. 전자 오르간 앞에 탁자에는 노래 부르기 동아리가 부를 노래 악보가 펼쳐진다.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보든지 책을 읽는다. 나는 친교실 한쪽 구석에 놓인 내 책상에서 가방을 꾸린다. 그 앞에는 빙 둘러 앉을 수 있는 카페 용 탁자와 긴 의자가 놓여 있는데, 거기서 40대 남자 교우들이 모여 있다. 먼저 그들에게 ‘서울 다녀올게요.’ 인사를 하고, 바로 건너편 의자에 앉아 있는 40대 여자 교우들에게도 똑같은 인사를 하고 층계를 올라온다. 올라오면서도 몇 사람을 만나서 인사한다. 1층 식당에 들어가서 설거지하는 이들에게 수고한다는 말을 하고 다시 서울 다녀온다는 인사를 한다. ‘잘 다녀오세요.’ 카페에 들어간다. 룸에 루디아 회원들 열 댓명이 월례회로 모여 있다.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룸에 들어가서 분위기 좋네요, 회의 잘하세요, 서울 다녀오겠어요, 하고 인사를 한다. 작은 교회지만 어딘가 꼭 찬 느낌이다. 그들을 뒤로 하고 나는 주차장에서 아무개 집사의 차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간다. 모든 게 event다.
6) 오늘 교인 등록 카드를 작성하신 분이 있습니다. 금년 들어서 세 번째 분이시군요. 이름은 하정우, 나이는 대략 40세, 직업은 교사, 거주지는 동구 동호동, 성별은 남입니다. 지금까지 등록하신 분들이 모두 남자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교회는 이상하게도 남자들이 좋아합니다. 여성들의 감수성에 맞지 않나 봅니다. 모두 주님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
7) 예배 출석인원: 80명, 헌금: 1,621,000원
8) 아래는 어린이 주일학교 부장의 보고입니다.
①출석(10명):이서윤/강성모,류서진,이영도,신예원/박하민,백예정,백예희,신명,여창현
▪유년부: 성경공과공부47과: 서민수 교사
▪초등부: 성경주제에 대한토론: 백성웅 목사
②다음 주일 계획 및 지도
▪유년부: 성경공과공부48과: 구유니스 집사
▪초등부: 성경주제에 대한토론: 백성웅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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