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지, 4월17일, 부활절 넷째 주일
1) 오늘은 4월17일입니다. 어제는 4월16일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2주기인 날이었습니다. 어제 광화문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주기 기억 약속 행동 문화제>에서 성우 김상현 씨가 신경림 시인의 ‘언제까지고 우리는 너희를 멀리 보낼 수가 없다’를 낭독했습니다. 깊은 울림이 있는 낭독이었습니다.
아무도 우리는 너희 맑고 밝은 영혼들이
춥고 어두운 물속에 갇혀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밤마다 별들이 우릴 찾아와 속삭이지 않느냐
몰랐더냐고 진실로 몰랐더냐고
우리가 살아온 세상이 이토록 허술했다는 걸
우리가 만들어온 세상이 이렇게 바르지 못했다는 걸
우리가 꿈꾸어온 세상이 이토록 거짓으로 차 있었다는 걸
밤마다 바람이 창문을 찾아와 말하지 않더냐
슬퍼만 하지 말라고
눈물과 통곡도 힘이 되게 하라고
올해도 사월은 다시 오고
아름다운 너희 눈물로 꽃이 핀다
너희 재잘거림을 흉내내어 새들도 지저귄다
아무도 우리는 너희가 우리 곁을 떠나
아주 먼 나라로 갔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바로 우리 곁에 우리와 함께 있으면서
뜨거운 열망으로 비는 것을 어찌 모르랴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보다 알차게
우리가 만들어갈 세상을 보다 바르게
우리가 꿈꾸어갈 세상을 보다 참되게
언제나 우리 곁에 있을 아름다운 영혼들아
별처럼 우리를 이끌어 줄 참된 친구들아
추위와 통곡을 이겨내고 다시 꽃이 피게 한
진정으로 이 땅의 큰 사랑아
2) 저는 예배 때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자는 의미의 노랑 리본을 목사 가운 왼편에 달았습니다. 눈썰미 좋으신 분들은 알아보셨겠지요.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해상사고로 끝낼 문제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압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를 여기서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의 신학이 가능할까요? 한국교회는 이를 얼마나 충분히 준비하고 있을까요?
3) 매 주일마다 정숙향 집사와 공정숙 집사가 가장 먼저 교회에 들어와서 예배 준비를 합니다. 두 분 모두 중년 부인답지 않게 옆에서 보기 애처로울 정도로 몸이 말랐습니다. 그런 분들이 교회당 곳곳을 쓸고 닦고 하는 모습을 보면, 고맙기도 하면서 염려스럽기도 합니다. 저러다가 쓰러지면 어쩌나 하고요. 밥 좀 많이 먹고 살 좀 찌세요.
4) 이일녀 집사가 오랜 만에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거의 한 달만이 아닌가 싶군요. 지금 둘째 아들 집에 가서 ‘베이비시터’로 봉사하고 있는데, 잠시 짬을 내서 내려오셨네요. 다음 화요일에 다시 올라가시면, 한참 동안 못 뵙겠군요. 아기 잘 보시고, 가능하면 일이 잘 정리되어서 교회에서 속히 만났으면 합니다. 이영희 집사도 두 주일 동안 유럽 여행을 다녀오셨습니다. 서민수 군도 오늘 예배에 참석했는데, 다음 목요일에 제대를 합니다.
6) 루디아 봄 소풍을 오늘 운문사로 다녀왔습니다. 저는 운전기사로 참석했고, 회원 8명과 또 한명의 기사 정상모 집사가 동행해서 총 10명이 다녀왔습니다. 저는 운문사가 처음입니다. 매표소 입구에서부터 걸어 들어갔습니다. 풍광이 대단하더군요. 하늘 높이 솟은 아름드리 소나무가 좌우로 빼곡한 산책길이 고품격을 자랑했습니다. 오른편으로는 수정같이 맑은 개천물이 흐르고, 소나무 숲을 스치는 바람에서는 솔향이 가득했습니다. 운문사까지는 30분 정도 걸었습니다. 운문사(雲門寺)라는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절벽처럼 가파른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있었습니다. 운문사 안에 들어가서도 경내를 한참 걸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원이 특히 좋더군요. 우리지 마당에 있는 모과나무와 산딸나무를 거기서 다시 만나니 특히 반가웠습니다. 다시 걸어서 밖으로 나와 ‘하얀집’이라는 식당에서 비빔밥과 파전을 맛있게 저녁으로 먹고 6시쯤 헤어졌습니다. 한참 걸어서 시장기를 느끼던 차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사전 답사도 다녀오는 등, 모든 행사를 빈틈없이 진행해주신 루디아 회장 이영희 집사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7) 어린이 용 책을 신혜숙 집사가 책방을 운영하는 친구에게서 얻어서 교회에 기증했습니다. 일전에는 간이용 의자도 얻어 오셨네요. 책과 책장을 옮기는데 김태근 집사가 수고했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8) 오늘 독서모임 리다수 정기 모임은 루디아 모임이 겹치는 관계도 취소되고, 다음 달로 연기되었다고 합니다.
9) 아래는 어린이 주일학교 부장(김영옥 집사)의 보고입니다.
①출석(11명): 이서윤, 정하연, 신예원/ 류서진, 강성모, 이영도,백예정, 신민혁, 신명, 백예희, 여창현
②주일 활동: 주일공과공부
③다음 주일: 교사회의(식사 후 1층 카페)
10) 예배 참석인원: 67명, 헌금: 1,96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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