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샘터교회 주간일지
5월14일, 부활절 다섯째 주일
1) 오늘 주보에 실린 예배 순서 중에서 ‘예배의부름’은 아래와 같습니다. ‘우리의 삶은 시한부입니다. 여기서 벗어난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들, 그리고 생명 없는 것들도 역시 시한부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으로부터 왔으니 다시 하나님 안으로 소멸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창조의 능력이신 하나님을 예배하겠습니다.’ 위 대목에서 ‘하나님 안으로의 소멸’이라는 표현에 보충 설명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몸은 분명히 소멸됩니다. 몸과 더불어서 영혼도 소멸됩니다. 소멸된다는 것은 없어진다는 뜻만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경험하는 방식과 전혀 다른 차원으로 변화된다는 뜻도 있습니다. 그것을 바울은 ‘잠잔다.’고 표현했습니다. 하나님 안으로 소멸된다는 말에서 방점은 ‘하나님 안’에 찍혀 있습니다. 하나님 안에서는 모든 것들이 비밀한 방식으로 생명으로 흡수되는 것입니다.
2) 설교 제목은 ‘순교 영성’이었습니다. 결론 대목에서 순교 영성을 두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하나는 죽음을 직시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반(反)생명에 저항하는 것입니다. 저항하려면 생명을 파괴하는 세력이 무엇인지를 뚫어봐야 하며, 생명의 주인을 전적으로 의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보기에 많은 교회가 순교 영성에 관해서 관심이 없거나 알지를 못합니다. 오히려 순교 영성과 반대되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걸 기독교 신앙인 것으로 착각합니다. 순교 영성에 들어간 사람이 가장 용감한 사람이 아닐는지요.
3) 전체적으로 예배는 자연스럽고 은혜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예쁜 꽃병이 부활절 절기 배너 아래 바닥에 겸손한 자세로 놓여 있었습니다. 우리교회 강단은 열린 공간입니다. 비어있기도 하고, 꽉 차있기도 합니다. 십자가와 그 아래 성경 탁자와 촛불, 그리고 양 옆의 휘장이 잘 어울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이사 오면서 서둘러 설치한 탓에 세련미가 약간 떨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기에 따라서 투박한 모습이 오히려 좋다고 하는 분들도 있긴 합니다.
4) 교회설립 14주년 기념주일 예배는 6월4일에 드립니다. 예배부장 장종운 집사가 기획하고 진행합니다. 장 집사에게 잠간 들은 내용을 중심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일단 제가 예배 준비를 잘 해야겠지요. 밖에서 오실 손님들도 있고, 어린이들도 함께 예배를 드리니까 좀더 쉽게 전달될 수 있는 내용으로 설교를 하겠습니다. 손님들에게는 <목사 공부>를 선물로 드릴 겁니다. 우리교회에는 가족 없이 혼자만 오시는 분들이 제법 됩니다. 이번 기회에 가족을 한번 초청해서 함께 예배드리도록 예배부에서 분위기를 조성 중에 있습니다.
5) 식사 후에 서울 가는 기차를 타려고 1층 카페에 잠시 들리니 몇 군데 교우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중앙 원탁 테이블에는 루디아 회원들이 모이는 중이었고, 입구 왼쪽 작은 룸에는 젊은 여 집사 네 사람이 뭔가 열심히 이야기하는 중이었습니다. 모두들 행복한 표정으로 친교 나누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습니다. 지하 예배 처소에서 옹기종이 모여서 대화의 꽃을 피우고 있었고, 예의 노래부르기 모임은 악보를 정리하면서 노래 연습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을 뒤로 하고 나는 허재훈 집사의 도움을 받아 동대구역에 시간 맞춰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늘 일어날 수 있는 장면들이지만 따지고 보면 우주 역사에서 유일회적인 사건들이었습니다. 신기한 일들이지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아는 분들은 행복할 겁니다.
6) 오늘의 식단도 맛깔스러운 음식이 가득하였습니다. 준비하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후식으로 우리교회에서 가장 연장자이신 최병수 집사가 막걸리 다섯 페트병을 가져오신 게 눈에 번쩍 했습니다. 대구가 아니라 충청도인가 어딘가 다른 지역에서 온 건데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저도 한잔 얻어마셨습니다. 아마 대선 결과를 축하한다는 뜻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7) 식사 친교 시간은 운영위원들이 한 달씩 돌아가면서 사회를 봅니다. 장소도 장소이고, 어린아이들까지 다 모여 있는 관계로, 그리고 모두 반가운 마음을 나누는 관계로 목소리가 아주 큰 분 말고는 진행에서 어려움이 다들 있었습니다. 이번에 무선으로 된 스피커를 구입했습니다. 오늘 김광섭 집사가 처음으로 사용했는데, 좋았습니다. 처음 오신 분들이 인사하는 목소리도 잘 들렸습니다.
8) 저는 오늘 손님으로 오신 분들과 함께 밥을 먹었습니다. 5명이었습니다. 3명은 영남신학대학교 학생들이었습니다. 대구샘터교회를 한번 방문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함께 들리게 되었다는군요.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하면서 <목사 공부> 책을 선물로 학생들에게 주었습니다. 2명은 결혼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신혼부부였습니다. 남편은 원래 기독교인이고 아내는 결혼한 뒤에 남편을 따라서 교회에 다니는 부부 교사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새신랑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에 함께 근무하는 교사가 우리교회에 있습니다. 오늘 교회에서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나중에 세 사람이 1층 카페에서 이야기하고 있더군요. 아마 선배 교사로서 커피 한잔을 산 것 같습니다. 그분들도 대구성서아카데미를 보고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9) 예배 참석인원: 79명, 헌금: 1,430,000원
10) 아래는 어린이 주일학교 부장의 보고입니다.
①출석(14명):조예흠,이서윤,류한유,조주흠,구명훈,류어진/신예원,강성모,류서진/박하민,백예정,백예희,신명,신민혁
▪유년부: 주일공과공부19과: 서민수 교사
▪초등부: 성서주제에 대한토론: 백성웅 목사
▪중등부: <생각의 문법>읽고 토론하기: 서상규 집사
②다음주일 계획 및 지도
▪유년부: 주일공과공부20과: 구유니스 집사
▪초등부: 성서주제에 대한토론: 백성웅 목사
▪중등부: <생각의 문법>읽고 토론하기: 배명근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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