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샘터교회 주간일지, 8월7일, 성령강림후 열둘째 주일
-여름수련회를 중심으로-
1) 주일공동예배는 교회당에서 드렸습니다. 성령강림후 열셋째 주일이자 ‘남북평화통일 공동기도 주일’이어서 공동기도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와 조선그리스도교련맹 중앙위원회가 작성한 ‘2016년 남북공동기도문’으로 대체했지요. 길지만 다시 반복해서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기 그대로 전재합니다.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올해도 남과 북/북과 남의 교회가 한 마음으로 광복(해방)의 기쁨을 나누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오랜 약속을 잊지 않고 평화통일의 염원을 담아 공동기도를 드리도록 인도하신 주님의 은혜가 크고 놀랍습니다. 주님께 드리는 간절한 염원을 받아주시옵소서.
71년 전, 우리나라는 잃었던 나라를 되찾고 광복(해방)의 기쁨을 맞이했습니다. 우리는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을 믿었기에 반드시 그날이 올 것을 소망했으며, 의로운 피와 땀을 흘리며 인내했습니다. 삼천리 방방곡곡 만세가 메아리치고, 삼천만 가슴마다 해방의 감격이 용솟음치던 그날의 감격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자비로우신 하나님! 해방의 감격도 잠시, 우리 민족의 뜻과 배치되게 강대국에 의한 민족분열의 고통을 당하며 험하디 험한 길을 거쳐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만남과 대화로 화해의 물꼬를 트기도 했고, 경제협력을 통해 공동번영의 꿈을 잉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전보다 더 높은 마음의 담을 쌓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깊은 불신의 강을 건너고, 분노의 아골 골짜기를 지나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주여, 이 민족을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주님은 교회에게 화목의 직분을 주셨지만 이 민족을 바르게 섬기지 못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을 평화의 사도로 부르셨지만 화해를 도모하기보다 갈등을 부추겼습니다. 둘로 나뉜 서로를 같은 동포로 인정하지 않았기에 아예 사랑할 마음조차 품지 않았습니다. 주여, 우리의 허물과 죄를 고백하오니 용서해 주시옵소서.
사랑과 평화의 하나님! 지금은 멀어질 대로 멀어진 남과 북/ 북과 남이지만,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될 날이 곧 올 줄로 믿습니다. 찢어질 대로 찢어진 가슴이지만 아픈 상처를 꿰매고 서로 위로할 날이 머지않았음을 깨닫습니다. 외세의 간섭을 배격하고 남과 북/ 북과 남의 관계를 개선하며 민족의 대단결로 평화통일을 이루어 나가게 하옵소서.
주님, 갈라진 이 민족을 하나 되게 하시고, 산산이 흩어진 식구들이 다시 합치게 하옵소서. 남북의 아이들이 한솥밥을 먹게 하시고, 북남의 청년들이 한 책상에서 인류의 희망을 노래하게 하옵소서. 민족공존의 발걸음이 한라에서 백두까지 이어지게 하시고, 평화공영의 큰 물결이 독도에서 서해로 넘실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이 민족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한반도/조선반도에서 7천만 겨레 누구나 행복을 누리게 하옵소서. 하나 되어 더욱 커진 민족의 기상으로 온 세상을 두루 섬기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2) 14일 주일예배 후, 식사 친교를 나누고, 여러 크고 작은 모임이 끝난 뒤 청소까지 마치고 교회에서 2시 반에 수련회 장소로 출발했습니다. 좀 일찍 떠난 분도 있고, 약간 뒤로 처진 분들도 있었는데, 저는 아내, 딸, 그리고 박 아무개와 홍 아무개 집사를 교회승합차 카니발에 태우고 기분 좋게 북대구 인터체인지를 거쳐 칠국와 팔공산 한티재를 넘어서 수련회 장소인 ‘가산 산성마을 전원휴양센터’에 한 시간 못 걸려 도착했습니다. 선발대를 비롯해서 몇몇 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3) 짐을 숙소로 정해진 방으로 옮겼는데, 담임 목사라 하여, 그리고 강의를 맡은 사람이라 하여 공동 숙소가 아닌 가족을 위한 방을 배정받았는데, 마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서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빵빵하게 불었습니다. 혹시 이런 무더위에 에어컨 상태가 비실비실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다 기우였습니다. 폐교를 리모델링한 건물인데, 잘 되어 있더군요. 마당에 나와 주위 경관을 쭉 살펴보니 팔공산 산세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주 건물에서 바라보면 바로 잔디가 깔린 운동장이 있고, 펜스 넘어 능선들이 병풍처럼 펼쳐 있습니다. 주변은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구요. 운동장 그늘진 곳에서 몇몇 교우들과 대화하면서 다른 일행을 기다렸습니다. 주로 서울샘터교회 중1 여학생 루디 가족과 함께 한 시간이었습니다. 루디는 티브이에 나오는 걸그룹 못지않게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춘다는 소문을 듣고, 저녁 시간에 시범을 보이라고 하자, 멋쩍어 하면서 곤란해 하네요. 그런 내 부탁이 부담이 됐는지 아버지 어머니에게 서울로 빨리 올라가자는 눈치를 주었습니다. 서울까지 갈 길도 먼데 대구샘터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만족하고 수련회는 다음을 기약하는 게 좋겠다 해서 루미 가족은 떠났습니다. 사들고 오신 수박을 잘 먹었습니다.
4) 저녁 6시-7시는 저녁식사 시간이었습니다. 검소한 밥상이었지만 5만 원짜리 호텔밥보다 더 즐겁게 먹었습니다. 수련회는 모든 시간이 뭔가로 꽉 채워져 있습니다. 밥 먹는 시간도 그렇지요. 함께 식판에 반찬을 옮기는 행위로부터 마주 보고 밥을 먹고, 이러저런 대화를 하는 순간들이 신앙의 기쁨으로 채워집니다. 밥을 먹기 위해서 줄을 서는 순간도 밀도 진한 삶의 순간들입니다. 이런 그걸 느낄 수 있는 사람들만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기쁨들이 우리의 인생에서 얼마나 있을지요.
5) 7시부터 저의 특강이 시작됐습니다. 제목은 ‘하나님 나라와 믿음’-마 6:25-34절을 중심으로-였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구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들인다는 게 우리의 삶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되는가를 두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하나는 창조 영성을 구하는 삶이며, 다른 하나는 예수와 일치를 구하는 삶입니다. 문제는 이런 삶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그 이유는 하이데거의 표현으로 ‘일상의 과잉’에 놓여 있죠. 일상의 과잉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단절’의 순간이 반복적으로 필요한데, 그것이 주일 예배입니다. 주일 예배에서 우리는 일상에 떨어지지 않고 하나님의 창조와 해방에 깊이 들어갑니다. 특강은 원래 한번으로 끝내려고 했지만 15일 오전 날씨가 여전히 더운 관계로 미니 체육대회를 접고 특강2로 진행했습니다. ‘성경의 구조에 대해’라는 제목의 특강이었습니다. 시간 넉넉해서 편안하게 강의를 이끌어갔고, 즉문즉답도 겸했습니다. 강의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졌네요. 다 마치니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공연히 재미도 없는 특강을 길게 해서 교우들이 지루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질문이 많이 나온 걸 보면 그렇지 않은 거 같아, 다행입니다.
6) 류원진 집사의 사회로 8시부터 진행된 찬양대회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는 말로 설명하기 힘들어서 그만 둬야겠습니다. 점수만 발표하면, 20대와 30대는 125점, 40대는 140점, 50대는 150점, 60대는 160점이었습니다. 제가 심사위원장을 했지요. 밤 9시부터 운동장 한편에서 바비큐 모임이 정말 그럴듯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이것도 아는 사람만 알아도 되니 길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해가 지고 어둠이 짙어지니 기온도 쑥 내려가서 숯불 앞에서 고기를 굽는 교우들을 제외하고는 더운지 모르고 그 모임을 즐겼습니다. (술 종류가 몇 개인지 헤아려보지 않아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으나 최 아무개 교우가 집에서 직접 담근 몇몇 특별주를 비롯해서 봉하 막걸리 등, 10개 종류는 족히 되는 것으로 보이던데요. 예수님도 이런 분위기를 종종 즐기지 않으셨을까요? 아무도 취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 대목을 써놓고 지울까 하다가 그냥 내버려두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조명이 밝혀진 미니 축구장에서 어린이와 학생들이 놀고, 한쪽에서는 고기 굽는 손동작과 그을음, 이곳저곳 둘러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어둠은 더 짚어가고, 별빛은 아스라하고, 반달보다 조금 커진 달이 팔공산 산자락에 걸쳐 있던 그 순간은 이렇게 지났지만 우리의 기억 깊은 곳에 여러 방식으로 남아 있을 겁니다. 수고하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분위기 잡아주는 배경음악과 조명 램프도 멋졌습니다.
7) 이야기가 너무 늘어지는군요. 정리해야겠습니다. 일단 집으로 돌오갈 분들은 돌아가고, 나머지 중에서 대개는 밤 12시쯤 숙소로 들어갔고, 일부 열성분자들은 새벽 2시30분까지 거기 남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데, 나중에 얼핏 들은 바로는 담임 목사 흉을 봤다는군요. 잘했습니다. 글을 더 줄여야겠습니다. 15일 아침 7시에 열 댓명이 모여서 인근 소나무 숲 산책을 다녀오고, 아침밥을 먹고,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특강 2를 하고, 점심 먹고, 단체 사진 찍고, 장소가 너무 좋고, 특강도 좋았다 하면서 아쉽게 헤어졌습니다. 사정이 있어서 잠자기 전에 돌아간 분들도 있는데, 어린이 포함해서 60 여명 정도가 이번 수련회에 참석하지 않았을까 추정하는데, 사무관리부장이 그걸 기록으로 정확하게 남겨 놓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번 참석하지 못한 분들은 다음 수련회를 기대해주세요.
8) 이번 수련회에 여러모로 봉사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준비위원들이 사전답사를 다녀오고 계약을 맺고 프로그램을 짜고 진행했습니다. 과일을 찬조해주신 분들도 있고, 비상약품을 준비해주신 분들도 있습니다. 제가 다 알지 못하지만 감사드립니다. 다른 교회 신자들 중에서도 몇 분이 참석했습니다. 대구샘터교회의 분위기와 특강 내용으로 시험 들리지 않으셨으면 좋겠군요. 특히 주일학교 교사들의 수고가 너무 컸습니다. 제가 밥을 한번 사야겠습니다. 부장이 잘 기억하고 있다가 날을 잡아주세요. 장소가 생각보다 좋았다고 다들 평가가 좋습니다. 다음에는 한여름이 아니라 가을에 왔으면 하는군요. 황금연휴를 함께 보낸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9) 예배 참석인원: 74명, 헌금: 1,415,000원
10) 아래는 어린이 주일학교 부장의 보고입니다.
①주일출석(8명):이서윤/강성모,류서진,신예원/박하민,백예정,백예희,신민혁
②주일공과공부: 백성웅목사, 서민수교사
③여름수련회 참석(9명):강성모,류서진,신예원/박하민,백예정,백예희,신명,신민혁,여창현
▪프로그램 활동(1박2일): 박성웅, 서민수, 정성훈, 정지은, 김영옥지도
영화보기 및 토론 / 실내게임 / 축구 / 사과체험 / 아침 산책 및 보물찾기 /
아프리카친구 비네하르에게 편지쓰기 / 바비큐 / 별보기
④다음 주일 계획 및 지도
▪유년부: 32과 인내짱! 좋은마음으로 열매맺기!: 구유니스 집사
▪초등부:백성웅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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