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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독서토론도서 <밤으로의 긴 여로> 허재훈 집사 후기

3월 독서 모임 (3/24)

제목 : 밤으로의 긴 여로. (Long day’s journey into night)  저자: 유진 오닐

등장 인물 : 제임스타이론, 메리캐번 타이론, 그의 아내, 제임스 타이론 2세, 맏아들 애드먼드 타이론 막내아들

무대 배경 ;  타이론의 여름 별장의 거실, 1912년 8월 어느 날

          

줄거리

가난한 아일랜드인 이민자 출신 아버지 제임스는 학교도 못 다니고 공장 일을 하면서 지독한 가난을 체험한다. 피나는 노력으로 셰익스피어 전문 배우로 인정 받게 되지만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가족들에게는 병적으로 인색하면서 악착같이 땅을 사들인다.어머니 메리는 유복한 중산층 출신으로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고 수녀가 되기를 꿈꾸던 감수성이 예민한 인물이었으나 배우 제임스와 사랑에 빠져 그와 결혼하면서 꿈을 접는다. 조용하고 예민한 성격이었던 그녀는 ‘싸구려 호텔’을 떠돌며 가정다운 가정을 꾸리지 못하고, 둘째아들 유진이 홍역으로 죽자 자신과 남편, 그리고 홍역을 옮긴 큰아들 제이미를 원망하게 된다. 셋째아들 에드먼드를 낳고  진통이 계속되자 호텔의 돌팔이 의사에게서 진통제 모르핀 주사를 맞게 되고 이후 모르핀 중독자가 되고 만다.큰 아들 제이미는 동생에게 홍역을 옮겨 죽였다는 이유로 어머니에게 미움을 받다가 어머니가 모르핀 중독자가 된 걸 알고 충격을 받아 알코올에 의지하며 방탕한 생활을 하게 된다. 부정적이고 비관적 태도로 제임스가 매우 싫어한다. 동생인 애드먼드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동시에 부모의 관심이 집중된, 그리고 어머니의 모르핀 중독의 원인인 에드먼드에 대한 질투와 증오심도 가지고 있다.막내 에드먼드는 예민하고 감성적인 어머니의 성격을 닮았으며 형 제이미를 숭배한다.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배를 타고 떠돌기도 하였으며 다우슨 니체 보들레르 책들을 좋아한다. 병치레가 심하고 기침을 달고 살아 가족들의 걱정을 안고 있다.

 대사들…

 

1막

타이론 : 야망이라곤 없는 인간, 배은망덕 잡초 중에서도 제일 지독한 잡초.

제이미 : 좋아요 아버지, 저 건달이에요. 뭐라고 해도 좋으니 제발 그만 좀 해요.

타이론 : 처음 집에 와서 두 달은 상태가 아주 좋았는데. 내겐 천국과도 같았지. 가정을 되찾았으니까.

메리 : 불쌍한 제이미! 그 사람들 눈에 안 띄려고 울타리 밑으로 잔뜩 구부리고 있어.

메리 : 그 사람들한테는 훌륭한 집이 있잖니. 서로 초대하고 초대 받을 수 있는 친구도 있고. 그 사람들은 단절되어 살지 않지.

메리 : 그렇지만 가끔 너무 쓸쓸해.

 

2막

제이미 : 이번엔 나도 희망에 부풀어서 행복해서 미칠 지경이었는데…

메리 : 운명이 저렇게 만든 거지. 저 아이 탓은 아닐 거야. 사람은 운명을 거역할 수 없으니까. 운명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손을 써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일들을 하게 만들지. 그래서 우리는 영원히 진정한 자신을 잃고 마는 거야.

메리 : 여긴 과거에도, 앞으로도 가정집이 될 수 없어요.

제이미 : 우린 등신같이 희망을… 이제 다 글렀어요.

에드먼드 : 이제 다 글렀지. 확실하게! 자 조작된 게임이었어! 우린 모두 잘 속는 얼간이들이고 게임에 이길 수가 없지!

타이론 : 이번엔 다를 거라는 희망이나 주지 말 것이지. 이제 다시는 희망 같은 거 안 품어!

타이론 : 아무래도 오늘 밤에도 안개가 끼겠어.

메리 : 제이미는 일부러 들어간 거예요. 난 제이미를 용서할 수가 없어요.

메리 : 아이를 제대로 키우려면 집에서 낳아야 한다는 걸, 여자는 좋은 엄마가 되려면 집에 있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거든요.

에드먼드 : 하디 선생이 저보고 죽을 거래요? 아녜요. 그냥 농담이었어요.

메리 : 성모님. 그런데 왜 이렇게 쓸쓸한 거죠?

 

3막

메리 : 내가 싫어하는 건 무적 소리야. 자꾸 옛날 일들을 들쑤시고 무서운 생각이 들게 만들어.

메리 : 밤은 오는데 안개 속에서 혼자 있으려니까 너무 쓸쓸하고 슬퍼서요

에드먼드 : 어머니 그만요! 사랑한다는 말은 잘도 하면서… 얼마나 아픈지 말하려고 하면 들어주지 않고…

에드먼드 : 가끔은 마약쟁이 어머니를 둔 게 너무 힘들어요! 용서해 주세요, 어머니. 화가 나서 그랬어요.

메리 : 제임스, 난 너무 무서워요!  갠 죽을 거예요!

 

4막

타이론 :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곤 포기하는 것 뿐이지…. 또다시

애드먼드 ; 아니면 취해서 다 잊든지. (그대의 어깨를 눌러 땅바닥에 짓이기는 시간의 끔찍한 짐을 느끼지 않으려거든 쉼 없이 취하라 – 보들레르의 산문시 ‘취하라’-

에드먼드 : 제일 힘든 건 어머니가 보이지 않는 벽에 둘러싸여 있는 거예요. 마치, 우리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증오하는 것 처럼요!

타이론 : 어쩌면 인생의 교훈이 너무 지나쳐서, 그래서 돈의 가치를 너무 크게 생각하는 바람에 결국 배우 인생을 마치게 된 건지도 모르지. 오늘 밤은 너무 가슴이 아프고 인생이 다 끝난 기분이라…

타이론 : 도대체 그 돈으로 뭘 사고 싶어서  그랬던 건지 모르겠어. 난 말이다, 에드먼드. 훌륭한 배우로 성공만 했더라면, 그래서 그 추억에서 젖어 살 수만 있다면 하늘에 맹세코, 내 이름으로 땅 한 뙈기 없어도 좋고 은행에 저금 한 푼 없어도 좋다.

에드먼드 : 제 인생의 정점들에 대해서도 애기해 볼까요? 다 바다와 관련돼 있어요. 바다에 녹아 들어 흰 돛과 흩날리는 물보라가 되고, 아름다움과 리듬이 되고, 달빛과 배와 희미한 별들이  박힌 높은 하늘이 됐어요! 전 과거에도 미래에도 속하지 않고 평화와 조화와 미칠 듯한 환희에 속해 있었어요. 제 삶, 아니 인간의 삶, 아니 삶 그 자체보다 더 위대한 무언가에!

에드먼드 : 인간이 되는 바람에  항상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고 , 진정으로 누구를 원하지도, 누가 진정으로 원하는 대상이 되지도 못하고, 어디 속하지도 못하고, 늘 조금은 죽음을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된 거죠!

제이미 : 난 자신을 증오해. 난 복수를 해야 해. 세상 모든 사람들한테. 특히 너한테.

나의 죽은 부분이 네 병이 낫지 않기를 바라고 있어. 혼자서만 시체가 되어 집 안을 돌아다니고 싶지 않거든!

제이미 : 네 인생에서 나를 몰아내. 나를 죽을 걸로 생각하고 사람들한테도 그렇게 말해. “내겐 형이 있었지만 죽었어요”라고..

메리 : 그래. 기억나. 난 제임스 타이론과 사랑에 빠졌고 얼마 동안은 꿈같이 행복했지.

 

막.

 

절대 무대에 올리지 말라고 한 유진 오닐의 가족 이야기.

무적 소리와 안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

누구나 가지는 따뜻한 집, 화목한 가정을 간절히 바랬는데…

한 번의 다정한 식사대화가 어려웠던 가족들..

 

누구에게는 심한 가난이.. 누구에게는 아들의 죽음과 분만후의 고통이..

또 누구에게는 철없던 아이때 일로 인한 차별과 냉대 그리고 죄책감이..

생채기가 되고 가시로 변하고, 서로 사랑하면서 찌르고 찔리고..

죽기 전까지 화해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눈물로 글을 쓰고..

 

우린 모두 하나님의 아픈 손가락이란 장로님 생각.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해 가슴이 저리다는 권사님의 고백.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제이미에 전하고 싶은 권사님의 마음이

제이미 가족에게 전해지기를..

안개속에서 시간의 짐을 견뎌내는 우리 모두에게 전해지기를..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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