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음은 없음만 낳느니라”(리어 왕)
사랑하는 딸 코딜리아의 “없습니다”라는 답에
리어왕의 답변입니다.
리어왕의 불행은 바로 여기서 비롯됩니다...
"없음" 속에 있는 "있음"을 보지 못하는 인간의 비극...
“道可道 非常道”(도가도 비상도)
‘도를 도라고 부르는 순간, 이미 그것은 도가 아니다’
정말로 소중하거나 장엄한 것은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오히려 말로 표현하는 순간
그 아름다움이 사라져버리는 경험 같은 것이지요.
갓난아기의 하품하는 모습..
하늘을 붉게 물들인 저녁놀의 모습..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의 애타는 마음을 쏟아놓으려 할 때..
사랑하는 딸에게 ‘너의 사랑을 보이라’는 리어의 요구.
사랑은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코딜리아의 항변.
‘표현할 수 없는 진리는 진리가 아니다’라는 주장.
‘표현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라는 호소.
우리는 온통 보이는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은 쉽게 무시되기가 십상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또 하나의 세계.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습니다.
보이는 세계, 표현되는 세계, 합리의 세계...
보이지 않는 세계, 표현되지 않는 세계, 신비의 세계...
어느 한쪽만이 전부라고 믿는 순간
우리는 비극에 빠지고 맙니다.
하나의 세계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눈에 보이는 세계 속에서,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볼 수 있는 눈을 갖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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